▲ M.C.Escher, Drawing Hands, 1948
이 글을 보낸 곳 '필자' 논란을 보면서 : 왜 말을 어렵게 쓸까? & 필자가 잘못된 표현이라고?
1.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이 어떻게 읽을까 고민을 하는…
2. 내가 쓴 글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읽혀질까를 고민하는…
3. 다른 사람이 내가 쓴 글 어떻게 읽을까 고민하는…
2. 내가 쓴 글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읽혀질까를 고민하는…
3. 다른 사람이 내가 쓴 글 어떻게 읽을까 고민하는…
문장 3개가 있는데 전 3번 째가 가장 읽기 편하고 쉽다고 생각해요. '달라'와 '같지 않아' 중에 하나 고르라면 '달라'가 읽기 편합니다. 일상 목적의 글이라면요. 설명하라면 하겠지만 글이 길어지니 안 할래요. 같은 내용이라면 쉽고 편하고 단순한 표현으로 전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도 있고. 물론 각자 생각 다르겠지만요.
때로 단어 하나 개념 잡는데 수십권의 독서 필요한 경우가 있어요. 이런 단어 바꿔 쓸 말 찾기란 쉽지 않죠. 이같은 경우 아니면 쉬운 단어 쓰는 게 좋은데, 그냥 좋으니까 써라 그러면 설득력 없잖아요. 그래서 이야기 조금 하자면 문법 문제 아니라 철학 문젭니다.
필자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람마다 다를거예요. 구상개념(conception, 대체할 단어가 마땅치 않음)이 다르기 때문이죠. 어떤 사람은 필자라는 말에서 권위적 느낌을 받는 반면 어떤 사람은 점잖은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명목상으로 말 뜻 정해놓긴 했지만 다채로운 뉘앙스까지 규정하진 못하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시'라는 문학이 탄생 했을까요?
탈 권위적 사람이 필자라는 말 불편하게 생각하면 안 쓰는 게 당연해요. 반면 권위적 사람이 필자라는 말 불편하게 생각해 안 써도 이상할 것 없어요. 이건 문법 문제가 아닙니다. 철학 문제고 사소하게 말하면 취향 문제예요. 같은 맥락에서 공적인 글에서 글쓴이, 나라고 써도 품위 없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도 있죠.
때문에 필자라고 쓰라 말라 하는 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어요. 정 필자라는 말을 쓰지 말라 요청 하려면 권위의식이 마음에 안 든다 솔직하게 얘기해야 합니다. 그걸 돌려 말하니까 '필자'표현 논쟁으로 겉돈다고 봐요. 하지만 필자가 권위적 말이냐? 아니라는 거죠. 그렇게 느끼고 아니고는 개인차예요. 설령 필자라는 말 두고 권위적 표현이라 정의 내린다 해도 이를 쓰라 마라 강요할 수 없습니다. 자기 선택 문제니까요.
다만 어떤 사람들은 필자라는 표현 싫어하는데, 그 표현이 좋고 나쁘고 떠나 왜 싫어하는지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권위적 지식인 글쓰기에 대한 비판의식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죠. 때문에 제가 철학 문제라고 말씀 드렸고요.
신문이나 어디 보면 자칭 지식인이 쓴 자기과시 글 많습니다만, 대중과 소통하는 화법으로 잔잔히 이야기 하는 사람 찾기 힘들어요. 때문에 대중은 현학적 지식인 두고 헛 똑똑이라며 외면합니다. 이 책임 누구에게 있을까요. 대중에게 폭넓게 다가서지 못한 권위적 지식인입니까? 아니면 일반 대중입니까?
'필자'라는 단어 하나를 쓰고 안 쓰고 문제 속에는 이에 대한 반성과 비판의식이 있습니다. 권위의식을 비판하는 태도가 '필자'라는 표현에 대한 거부로 나타났다는 사실도 꿰 뚫어 볼 필요있다는 것이죠.
사실 필자라는 단어는 그닥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는 상징성이예요. 예컨대 여권운동가들이 복성을 쓰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나는 글쓰기 통해 '필자'라는 말 쓰지 않음으로써 권위적 글쓰기 지양한다는 선언이죠.
필자는 나쁜 말이 아니에요. 굳이 지양할 까닭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개인 선호는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필자'라는 표현 쓰지 않으려는 글쓰기 실천철학이 튀어나온 배경 이해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같은 실천태도가 또 하나의 권위로 자리잡고 편협한 사고로 이어지는 순간 '글쓴이'를 배척하고 '필자'를 선호하는 태도 역시 생겨날 수 있겠죠. 이 점을 조심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